Main olfactive notes : Grapefruit - Neroli - Magnolia
베르사유의 여름은 찬란하다. 황토빛의 벽돌로 쌓아 올린 담벼락 너머에 짙은 생명의 줄기들이 채워져 가는 계절이다. 이 향기의 시작은 루아르 강변에 머물던 시절이었다. 연신 내리쬐는 여름 햇살은 내게 베르사유를 떠올렸다.
어느 해질녘 산들바람을 쓸어 넘기며 강변을 거닐었다. 햇살의 파장은 초침을 쫓으며 아득하게 길어졌다. 나의 무감각이 어느 역치에 다다른 그때 나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찬연한 광채가 루아르강의 살갗과 겹쳐지는 순간 뇌리에 파고드는 향기를 도저히 피해갈 방법이 없었다. 온종일 머리 위를 맴돌던 강렬한 햇살은 강의 표면에 안겨들며 코랄빛 감성을 자아내었다.
나를 자극한 그곳의 향기는 정확하고 명료했다. 베르사유로 돌아온 어느 날 저녁이었다. 창문은 햇빛을 잃어가는 하늘을 담고 있었다. 바람을 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의 히쇼가는 어디선가 느껴본 적이 있는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 찰나의 고민을 마친 후 나의 시선이 향한 곳은 노을이 비추는 방향이었다. 나는 그날 히쇼가에서 지난날 가장 아름다웠던 빛깔을 다시 만났다.
Perfumer : Gabriel Kim
Evaluator : Rachel Shin
Origin of fragrance : Grasse, France